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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쉐보레/캐딜락에 달린 가솔린 2.0 터보 엔진이 싫은 이유 (갑자기?)

쉐슬람 댓글러들 일일이 대응하기 귀찮아서 그냥 나 혼자 쓰는 글로 대신합니다.

 

쉐보레, 캐딜락에는 요즘 아주 대형차가 아닌 이상은 2.0T 모듈이 달려있는거 아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말리부부터 시작할겁니다. 더 작은 차가... 있으려나? 암튼 말리부와 캐딜락 몇몇 모델에 쓰고있는 엔진이죠...

 

여기 블로그에 적어놨는지 모르겠는데, 저도 말리부 2.0T 타보고 격하게 감동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타본 차중엔 힘이 가장 좋은 축에 속했으니까요. 코너에서 그립도 아주 잘 붙어있고, 직진 안정성도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별로다 싶은 부분도 있었어요. 엔진 반응이 다소 느린 것과, 변속기가 다소 이질감있는 반응이 있다... 그리고 짧은 시승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는 연비...

 

사실 말리부 2.0T는 한국 중형차 시장에서는 반칙에 가까운 엔진을 적용했다고 될 정도로 힘이 좋은 엔진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만큼 가치를 하는 엔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점에 버금가는 단점을 가진 엔진이니까요. 일단, 이 엔진의 출처는, 즉 기술의 원천은 사브입니다. 사브... 스웨덴 명차.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터보 기술을 가진 회사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지금은 뭐... 망했죠. 더 제가 필요한대로 말하면 망한지 한참 됐습니다. 10년도 전에 망했으니까요. 말리부에 달려있는, 그리고 말리부가 캐딜락에도 달려있다고 말하는 그 캐딜락 모델들에도 달려있는 2.0T엔진 모듈은 사브의 그것을 그대로 갖다 쓴겁니다. 오래됐죠. 그럼 개선은 많이 됐느냐... 이게 좀... 그렇습니다. 사실 미국차인 캐딜락에서 2.0T 모듈 자체를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있는거였던거죠. 발전시키기는 커녕 한동안 아예 잊혀졌던 엔진입니다. 다운사이징이 대세가 되는 시점이 되니까 부활시킨거죠. 그것도 거의 그대로... 엔진 특성에서 차이가 없습니다. 사실 지금 다른 다운사이징 엔진들은 대체로 자연흡기 엔진을 줄이고 거기 터보를 붙여서 만듭니다. 기본적으로 계속 사용하던 엔진이기 때문에 요즘 엔진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편이죠. 다양한 기능들도 붙어있고... 블록의 내구성은 좀 약한데, 그걸 또 강화하고... 대충 이런 식입니다. 저도 아주 자세하게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엔진 특성은 대략적으로 동작방식에 변화를 많이 주고 다양한 주행환경에 대응할 수 있게 전자제어가 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럼 GM의 2.0T는? 아까 얘기한대로 최종 특성은 힘이 좋고 연비가 꽤나 떨어진다 정도로 얘기하고 말았지만... 다수의 유튜브를 찾아본 결과, 그때 그 시절 엔진을 그대로 써서 그저 대배기량 엔진의 특성에 터보랙이 조금 있는 그런 엔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행의 동급 타사의 엔진에 비해서 출력이 높을지언정 효율성 자체는 많이 떨어지고, 크루징에서는 연비에 꽤나 불리하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죠. 터보의 부스트 배압을 바꾸면 조금 더 마일드한 차로 바뀌기도 하는게 당시 사브였는데... (같은 배기량을 가진 세 종류의 모델명을 각각 이름을 부여해서 차종을 구분했는데 그땐 여간 신기한게 아니었지요.) 아마도 에어로급을 그대로 쓴 걸로 보입니다. 개량을 했을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 꽤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개량은 했겠죠. 근데 사브 엔진을 GM이 지재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생산은 할 수 있겠지만 맘대로 손은 못댑니다. 어느날 갑자기 필요하다고 해서 엔진 뜯어서 바꿀 수 있는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실제로 그 당시 사브 타본 분들이 특성이 비슷하다는 얘길 많이 합니다. 뭐 이것까지 아는 분들 있을지 모르겠지만 엔진 내구성이나 수리비 측면에서도 문제가 좀 있었다고 하구요. 터보차저 내구성을 좀 높였다면 모르겠지만, 사브가 망한 이유도 고인물이었기 때문인데 10년동안 또 고여있던 것을 그대로 갖다 쓰는건 글로벌 제조사이며 미국 빅3에 100년도 넘은 자동차 메이커가 새로운 모델에 할 짓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뭐... 어차피 전동화 갈거니까 여기서부터 개발비라도 아껴보겠다는 심산이라면 말할 것 없지만, 제발 이 엔진을 가지고 타사 엔진과 동급이라는 소린 안했으면 좋겠네요. 예를 들면 최신예 볼보의 2.0 가솔린 모듈과 비교해도 손색없다거나, 벤츠 AMG에 들어가는 2.0 모듈도 터보 달렸고 직분사 가솔린이다... 마력도 안꿀린다... 이러면 할 말이 없다는거. 

 

구식 엔진은 그냥 구식엔진이구나... 하고 봐주면 됩니다. 현대차 엔진이 조금씩만 바꿔서 계속 나온다구요? 타사는 안그런줄 아나봐요?ㅎ 그나마 부지런히 손대서 기술력 부족한걸 계속 수정해나가는 열등생을 다독거려줘야 하는거 아닌가? 현대차 엔진이 구린건 나도 아는데, 쉐보레가 거기에 대고 우리 엔진이 훨 좋아! 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거야.

 

차라리 1.35T라면 인정해줄게...;;;

3기통이지만 엔진, 변속기 다 최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