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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유럽에서 날아온 티볼리 이야기... 유로 ENCAP에서 별3

티볼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시각으로 쓴 글임을 미리 일러둡니다.

혹시 티볼리에 환장하시는 분들은 안읽으셔도 됩니다. 직접 운행하고 계신 분들도...ㅎ


최근 아주 눈길을 끄는 소식이 있네요.

국산 몇몇 모델들의 유로NCAP 충돌테스트 결과입니다.

눈에 띄는 모델로, 아이오닉은 별5를 받았습니다. 뭐... 현대차는 어쨌든 안전인증 테스트에는 강하네요. 학교 다니다보면 꼭 있는 시험만 엄청 잘 치는 애 같습니다. 실제 사고나면 그렇게 안전한지는 모르겠지요.. 그 점 저도 공감합니다.;;;


그리고 티볼리... 

별 3개를 받았고, 충돌회피장치를 포함한 세이프티팩을 포함한 버전은 별 4개를 받았습니다. 물론, 종합평가입니다.

(일단은 전체 결과치를 다 올리진 않겠습니다. 별 의미는 없어보이니까요.)

별3개 정도면... 안전하지 않은 차들이 받는 점수에 해당합니다. 실제 중국산 차들의 유로NCAP결과는 2~3을 받는 편입니다. 보통 우리가 아는 차들이 4수준을 받고, 안전하다... 이러면 5를 받죠. 상식선에서 그렇습니다. 굳이 통계까지 내지 않아도 됩니다. 쉽게 보라고 별점으로 표시하는 것이니까요.(물론 미국처럼 왠만해서 별 5개를 받고, 15%오프셋 스몰오버랩에서 점수가 가려지는 식은 아닙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2015년에 티볼리는 거의 같은 테스트를 진행하는 국내 신차안전도평가 KNCAP에서 그 해 '우수상'을 수상합니다. 물론 작년엔 세이프티팩도 없었지요... 작년과 올해의 스펙이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은 알겠습니다. 심지어 KNCAP에선 테스트에 옵션이 가장 적은 깡통차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뭔가 문제가 있어보이는 것 아닌가요???


물론 변수라는 것은 있습니다. 북미테스트든, 유럽테스트든, 국내테스트든... 충돌테스트 영상을 보면, 변수가 상당히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테스트를 최대한 변수 없이 진행한다고는 하지만, 철판이 구겨지는 양상이 항상 동일할 수는 없으니까요. 최대한 많은 변수를 감안해서 차체 구조를 만들고 충돌테스트에 대비하는 것이 맞겠지만, 어쨌든 변수는 존재합니다. 어쩌면 유로 NCAP 실험 결과치는 최악의 경우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성적표는 이미 메겨졌습니다.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유럽엔 세이프티팩이 거의 90%에 육박한다는 식의 시덥지않은 변명 말고 말이죠. 그리고 KNCAP을 진행하는 곳에서도 제대로 된 해명이 있어야 할 것 같네요. 같은 실험을 했는데, 한군데는 상까지 주고....한군데선 '안전하진 않은 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네요. 변수가 아주 많다고 해도 말이죠.


충돌 테스트 동영상을 보면서 섬뜩했던 것은 우측 뒷좌석 안전벨트입니다. 위쪽 고리가 부서져서 떨어져 나가네요... 분명 비정상입니다.


솔직하게 티볼리에 대한 아주 주관적인 견해를 말해보자면, 보기만 좋은 별로 좋지 않은 모델입니다. 가솔린 엔진에 대한 기술이 거의 없는 쌍용차에서 내놓은 믿을 수 없는 가솔린 엔진, 핸들링 감각이 현대차의 MDPS보다도 떨어지는 전자식 스티어링, 뭔가 위험한 느낌의 브래이킹, 헐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섀시와 서스펜션... 

실내의 굉장히 화려해보이는 센터페시아의 조작버튼은 차 전체의 값어치에 비하면 굉장히 극소한 부분인데, 그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가 봅니다. 시작 가격이 아반떼보다 저렴하지만, 그 가격의 깡통차를 사는 사람을 적어도 저는 한번도 보지 못했네요. 끼우고싶은 옵션 다 끼우면 쏘울 가격과 큰 차이도 없습니다. 

도시에서 빠르지 않은 속도로 달리는데는 사실 큰 문제는 없습니다. 제가 시승했을 때도 이 정도면 무난하다... 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기본기 자체부터 타사 모델들과 비교하면 크게 부족합니다. 동급의 좋은 차는 얼마든지 있고 말이죠...


언론사들도 문제가 있습니다. 쌍용자동차가 어려운 것은 압니다. 하지만 오늘내일하면서 망하는 회사도 아니고, 이미 회복기에 접어들었지만, 동정적인 시각은 아직도 여전한 듯 합니다. 얼굴만 바꾼 코란도 투리스모, 코란도 스포츠도 무조건 좋다고 그랬고, 겨울만 되면 대형 4륜 구동 세단의 최고는 체어맨W라는 기사가 등장합니다. (올해는 안나오겠지요. BMW, 메르세데스, 아우디... 심지어는 링컨이나 제네시스까지 대형 4륜 구동 세단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언제까지 동정만 할 것인지 모르겠네요.


좋은 차는 자동차 메이커에서 만들지만, 그런 노력을 만드는 것은 소비자입니다.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언론기관이구요. 언제까지 정에 이끌려 나쁘다는 얘기는 접을건가요? 현대차처럼 상대가 크지 않으니까? 


쌍용차는 현재의 상향평준화된 국산차 수준이 분명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