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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자동차 충돌테스트는 과연 100% 믿을만할까???

자동차 안전성을 얘기할 때, 일반적으로 충돌테스트 결과 점수를 얘기하곤 하죠...

이게 몇 점이고 별이 몇 개고 최고점을 받고... 이런 얘기는 하는데...

그 사람들 중에서 충돌테스트가 어떻게 이뤄지고 왜 이런 평가 항목들이 들어가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과연???

(나름 혼자 알아본 것으로도 어렴풋하게 개념정도만 잡고 있는데 이마저도 안돼있는 사람이 많은듯...;;;)


암튼! 충돌테스트 개념은 어떻고 이게 반드시 유용한 수치인지에 대해서 짧은 생각을 얘기하려고 합니다.

전문적인 얘기가 아니라서 그냥 무시하실 분은 무시하셔도 되고...

자세하게 알고싶은 분들은 위키백과 혹은 각 테스트 홈페이지 가면 자세하게 나와있으니 그걸 참조하세요...;;;


충돌테스트는 그냥... 사고 잘 나는 유형을 파악해서 표준 조건을 만들어 놓고 충돌테스트를 진행하는 겁니다. 이게 개념이예요. 근데 전세계가 동일한 기준을 가진 건 아니고, 미국, 유럽, 남미, 아세안, 호주 등... 여건 되는대로 각 지역마다 조금씩은 다른듯 비슷비슷합니다. 크게 보면 테스트 자체는 미국, 그리고 나머지... 이렇게 비슷해요.;;; 


60% 오프셋, 정면, 측면... 이런저런 테스트들이 있으며, 미국 IIHS는 스몰오버랩도 적용되지만 다른 지역은 현재 안들어가고 있고...  기타 긴급제동이나 보행자 충돌시 보호, 전조등 규정 등... 이것저것 추가되는 추세입니다.


물론, 사고가 가장 잘 나는 유형들을 쏙쏙 뽑아내서 '이러한 경우에서 안전할까?' 하는 실험을 하는 것이라 유효할 수는 있으나, 반드시 절대적으로 믿을만한 수치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뭐... 물론 '우리가 옳아!'라고 하면서 구형 차종과 신형 차종을 정면충돌 시키는 영상도 제작하고는 있지만... 맹신할 수 없는 이유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고라는 것은 겪어 보신 분들... 혹은 많은 사례를 접해본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아주 정확하게 동일한 조건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근데, 메이커들은 이미 문제지를 가지고 해답을 찾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죠. 딱 그 조건에만 맞추면 됩니다. 그렇다보니 현실 안전성과 실험결과 안전성의 차이가 꽤 크다 느껴지는 경우도 다수 발생하죠. (꼭 현대차를 까고싶어서 하는 얘기는 아니지만 현대차는 IIHS rating에서 거의 G이상을 받습니다. 우리는 현대차를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말이죠... 한국판매와 미국판매차가 완전 다르다구요??? ㅎㅎ 그럴까요???ㅎㅎ) 대표적인 예가 스몰오버랩입니다. 사실 스몰오버랩 까려고 쓰는 거예요.;;; 전측면 충돌시 안전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의 문제로 이 테스트를 하는 거지만, 실제 테스트의 조건은 매우 까다롭다? 한정적이다? 암튼 그런 타입의 테스트입니다. 게다가 이걸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충돌테스트 점수를 엄청 심하게 깎아내려버리죠...;;; (초기에 제대로 득을 본 메이커가 볼보입니다. 이미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었고, 유일하게 스몰오버랩에 대응하는 차를 만들고 있었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메이커들은 어떻게든 테스트를 통과해야 합니다. 풀모델 체인지 주기와 맞지 않았거나, 관련 대응이 힘든 구조를 가진 차들은 어쩔 수 없이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아들 수 밖에 없는 거고.. 급하게 대응이 가능한 메이커들도 있고... 대충 그랬었죠.;;; 현대차가 이런거 정말 잘 합니다. 스몰 오버랩에 가장 빠르게 대응한 메이커 중 하나죠...


여담이지만 현대차는 이런 거 참 잘 하죠... 정확하게 어딜 박을 지 잘 아니까... 테스트 할 땐 에어백도 확실하게 전개시켜주고, 충돌하면 아주 정확하게 어느 부위가 찌그러지고 어느 부위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테스트 영상을 보시면 기가 막힙니다. (근데 실제 도로에서 마주하는 사고는 더 기가 막힌...;;;)


급하게 대응해야 했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스몰오버랩 대응 설계를 보면 기가 막힌 것들이 많습니다. (자동차 하나 만드는데, 개발기간... 최소 10년 정도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어디서 섀시 가져오고 뭐 가져오고 해도 제대로 만들려면 최소 그 정도는 걸려요. 기존 모델을 리뉴얼 하는데도 4년 이상으로 봐야하죠.) 어디는 셰시 앞쪽에 충돌하는 바를 좌우로 더 넓게 늘리거나... 어차피 운전석 쪽만 박으니까 운전석 쪽만 갖다 붙여놓거나, 어차피 갖다 박을 위치는 아니까 거기를 박았을 때 곱게 빗겨지나가도록 만들거나...;;; 뭐 운전석 쪽만 보강한 경우는 나중에 조수석 충돌테스트도 하면서 오히려 더 큰 망신을 당해버렸지만...;;;


어쩌다보니 스몰오버랩을 까는 얘기가 됐는데, 사실 긍정적인 부분도 많아요. 전조등에 대한 지적이나...(물론 이건 약간의 상술로 보여집니다. 이제 단순하고 무식하고 싼 할로겐 전조등은 갖다 버려라는 식이니까요.) 적극적인 안전 (Active Safety) 관련 부분은 확실히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니까요...


근데... 쉽게 수긍하기 힘든 점은 존재합니다. 내가 본 사고들도 있고... 누가 봐도 더 튼튼한 차는 저 녀석인데 이게 더 튼튼하다고??? 하는 점들이 있죠. 뭐... 솔직히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저 참조할만한 숫자 정도로 생각하시는 게 맞다고 볼 수 있을듯 합니다. 점수 약간 더 좋게 받았다고 저게 더 안전해! 라고 말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는 거죠. 어디까지나 특정 상황에서 운전자를 얼마나 잘 보호하는지를 판단하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자체적인 안전 규격이 명확한 메이커들 입장에선 적게 나온 점수가 억울할 수도 있구요. 지역마다 기준이 다르다보니... 지역별 모델 개발이 어려운 메이커들 입장에선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부분도...


또 다른 단점도 존재합니다. 문제가 명확하게 주어지고, 해결책도 대체로 명확해서 그렇겠지만... 차들이 대체로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비율도 그렇고 세부적인 디자인도 획일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그런 획일화 논쟁에서 벗어날만한 메이커들도 있죠. 이미 브랜드 디자인이 확고한 메이커들... 그런 메이커들을 제외하고선 디자인이 오락가락 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 충돌안전테스트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 아반떼급 차량들 보면... 예전 중형차만큼 길어지고 있는데, 실제 승객석의 길이가 늘어나는 것보다 보닛의 길이가 늘어났죠. 얼마전 망한(?) 크루즈가 그랬고, K3가 그렇게 변했습니다. 두고 보세요. 아반떼도 그렇게 나올겁니다...;;; 이쿼녹스가 휠베이스가 길어서 싼타페랑 동급이라고 주장하죠? 근데 실내는 그다지 넓어보이지 않습니다. 역시나 휠베이스가 늘어난거지만 전륜을 앞으로 땡겨놓고 충돌시 캐빈에 받는 데미지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설계로 봐야됩니다. 세그먼트는 확실히 다르다는 얘기죠. 뭐가 더 좋은지는 굳이 얘기하지 않겠습니다.(둘 다 별로...;;;)

모닝도 레이도 충돌안전성을 높인다고 보닛 길이를 늘리고 전방 범퍼를 빵빵하게 바꿨죠... 근데 문제가 있습니다. 경차라서 전장에 제한이 있어요. 그래서 뒤쪽 범퍼가 굉장히 짧게...;;; 굳이 비교를 안해서 잘 모르겠지만... 안그래도 앞쪽에 무게가 많이 쏠린 녀석인데, 수정된 모델은 운전 감각이 더 별로일거라고 쉽게 예측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후방 충돌... 어차피 후방 충돌은...;;;


후방충돌 얘기가 나와서 하는 얘긴데, 후방충돌은 충돌테스트 항목에 없습니다. 남이 어떻게 쳐박는지 어떻게 예측해?라는 것도 있긴 하지만... 안전하다고 소문난 차종들은 대체로 후방충돌에 강했던 것 같고... 구형 차종들도 후방 충돌시 꽤나 단단한 모습이었는데, 그냥 점수만 높은 차종들은 보면 뒤에서 들이받았을 때 제대로 우그러지거나 아... 정말 종잇장같구나... 싶은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보게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