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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남산의 부장들 감상 후기... (왜 호평일까?)

길지 않게 적어보려 합니다.

 

굉장한 배우들이 나오고, 굉장히 잘 만들어진 연출이 오~ 하게되는 영화입니다.

명작 냄새가 훅 풍깁니다.

포스터 정말 멋지고, 예고편 기가 막히죠.

 

하지만 뭔가 엇박자가 나는 것 같더니...

엄청 스릴있고 두근두근할 것 같은 영화가 대충 흐지부지 끝납니다.

그때 그 사건에 대한 허무를 표현한 걸지도 모르지요...

 

문제를 지적하자면...

우리가 너무 잘 아는 사건을,

우리가 너무 잘 아는 배우들이 그들 나름으로 연기를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 중에서 특별히 설정된 캐릭터는 김부장과 전두환 뿐이지 않을까?)

다 아는 사건, 다 아는 결말에서 만약에?라는 요소를 집어넣는 것이 꽤나 어렵다보니...

인물에 대한 미화 논쟁까지 가지 않았나 싶은 부분도 있습니다.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현대사에 조금만 관심있으면 엄청 잘 알죠. 게다가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이미 여러번 재현하기도 했고, 다양하게 비교하며 찾아볼 수도 있으니까...

영상자료로도 남아있는 인물들을 기성 연기자들이 재연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굉장히 훌륭한 배우들이 출연해서 훌륭한 연기를 펼칩니다. 근데 그 연기가 굉장히 자연스럽지만 매치가 잘 되질 않아요. 제3~5공화국 드라마에서 처럼 미친 싱크로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하면 맞을겁니다. 극중 이성민은 박정희가 아니었고, 곽도원도 김형욱이 아니며, 이희준은 차지철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그냥 그들의 고착화된 캐릭터를 연기했죠. 이병헌 역시 마찬가지이고... 다른 인물들은 잘 알지는 못하지만 뭐...ㅎ

 

나름의 그때 상황에 대한 해석과 배우들이 자기가 가장 잘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것이 어찌보면 몰입도를 까먹는 느낌이 듭니다. 이병헌은 그냥 고뇌에 찬 쩜오 느낌의 연기를 하는거고... 나머지 배우들은 다 다른 작품에서 봤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완성도나 연출은 참 좋았는데, 딱딱 맞아들어간다는 느낌은 없어요. 특히나 곽도원은 그냥 너무 곽도원 그 자신이고...(물론 행색만 봐선 너무 당연하게 김형욱을 상상해버렸지만.)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그날에 대한 연출에 익숙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암튼, 극중 김재규(규평?)의 위치와 심리적인 고뇌같은 것들이 주된 스토리 라인이 되지만 이병헌이라는 배우의 표정과 은유적인 연출만으로는 답답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김재규에 대한 다소 편향적인 미화가 보이기도 했고... (그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권력을 잡았다고 한들... 우리나라가 달라졌을까... 아니라고 보는게 맞을거 같은데... 그리고 왜 치명적인 오류같은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선 그저 상상에 맡긴다는 느낌까지 드는...)

 

암튼 이게 시기를 잘못 만난 대박 영화는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그다지 완전 빠져드는 느낌은 아니었네요.

 

평점같은거 줘본지 오래됐는데, 평점 주면 2.7/5 정도...

이병헌 빼곤 누구도 빛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