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많은 차를 타본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어떤 차를 타든 호감을 갖고 민감하고 세세하게, 마치 내가 이 차를 사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며 새로운 차를 접한다'고 자부하는 저로선 유튜브 여기저기서 보이는 리뷰어들이 불편할 때가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무지 부럽고 존경심마저 드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승차감 얘기할 때가 그런데... 과연 어떤 상황에서 승차감인지 어떤 도로? 어떤 상황? 몇 킬로에서 어떤 진동이 있고, 고른 노면에서의 출렁임이나, 도로의 포트홀에서 서스펜션 반응 같은게 무지 궁금한데... 이건 사실 어떻게 표현하려고 해도 잘 안되는 부분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지만... (여기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 예를 들어 포트홀을 지나갈 때도 서스펜션 답력이나 쇽 업소버 답력, 심지어는 통과하는 속도와 휠베이스의 미세한 길이에 따라서도 서스펜션의 상하움직임과 거기에 따른 전체 거동도 달라지기도 한다. 이건 휠베이스 짧은 차와 아주 긴 차, 보통의 중형차... 다 지나보고 판단하게 된 것이고, 토션빔이 썩었느니 어쩌니 하는 논란에서 크게 신경쓸 거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 시험이었다.)
또 엉뚱한 소리 했네...
암튼, 왜 리뷰할 때 차량에 껴있는 타이어 얘기는 안하는지 모르겠다. 엉덩이 피부가 아주 예민한 누구나, 소재 정말 기가막히게 알고있다는 누구, 또 그냥 말 잘하고 돈 많은 누구... 이런 사람들... 타이어에 대해 그다지 언급하지 않는다. 같은 차에도 보통 3종 이상의 타이어를 선택할 수 있고 타이어의 접지력이 코너링이나 제동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는 가끔씩 하면서도 이상하리만큼 타이어를 뭐 쓰는지는 무시한다. 존경하는 오토뷰의 김기태PD님은 물론 타이어 회사의 협찬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타이어에 대한 언급을 자주 하는 편이긴 한데, 나도 이런 저런 타이어를 접해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자동차 시승을 하면서 타이어를 언급하지 않는 것... 그 조건을 무시하면서 승차감이 어떠니 세팅이 어떠니 언급하는 일은 좀...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타이어는 몇 종 고를 수 있다고 치지만...(정확하게는 타이어를 고르는게 아니지... 휠을 고르는거지...;;;) 어떤 타이어를 쓰고 있다 정도는 얘기해줘야 맞지 않을까... 구입할 때 16인치 선택하는거랑 19인치 선택하는 거랑 차량의 기본적인 서스펜션 세팅을 다르게 해주진 않을테니 말이다.
타이어를 어떤 걸 끼우느냐에 따라 제동성능, 가속력, 타이어에서 타고 오는 로드노이즈, 도로를 읽어내는 능력(?) 등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게 여태까지 타이어를 바꿔보면서 느낀 점이다. 차이가 별로 안나는 것 같더라고? 솔직히 말해서 양카처럼 쇼바 가변식으로 바꾸는 것보다, 타이어와 휠 세팅을 원하는 목적에 맞게 바꾸는 게 훨씬 효과적이었다. 승차감이 조금이라도 편했으면 하는 내 입장에서 크지 않은 휠에 컴포트 지향 타이어를 달았을 때 만족도가 높았는데, 그냥 타이어 전문점에서 싸게 나왔다면서 달아준 광폭 휠에 고속지향 타이어를 제 멋대로 달아버린 회사 상사분 차를 타보고는 정말 돈 허투루 썼구나... 하는 얘기까지 서슴지않고 해주기도 했으니까... 그 분도 오래지 않아 정상적인 타이어로 바꾸긴 했지만... (휠까지 다시 바꾸면서 이런저런 비용을 많이 써서 속이 쓰리셨음.)
소비자 분들도 차량 리뷰에서 타이어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주의깊게 들어볼 필요가 있다. 무조건 큰 휠, 성능 좋다는 퍼포먼스 타이어... 이런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좋은 성능을 위해서나 연비, 승차감을 위해서 중간급 크기의 휠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휠 크면 보기는 좋을지 모르지만 연비도 떨어지고 타이어 가격또한 굉장히 높고, 최상급 휠을 선택했을 때 심지어 순정 OE타이어 외엔 선택조차 할 수 없는 경우도 심심찮게 존재한다.
암튼...
타이어 정말 중요하다.
무조건 비싼게 장땡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정말 경우에 따라선 소비자가 심하게 손해보는 경우가 많은 부분이기 때문에,
그리고 주기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꼼꼼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셨으면 한다.
